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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하는 남자

그냥걷기 - 23살 대구청년의 특별한 전국일주 이야기 ( 내맘대로 부제 - 무모한도전? 무한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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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그냥걷기라는 한 청년의 여행기?를 보게 되었다.
 
23살의 대구청년이 09. 07. 31 ~ 09. 10. 31일까지
전국일주를 하면서 있었던 일, 느꼈던 것들을
총 21편에 걸쳐_20-1, 20-2 따로 계산_ 정리한 이 여행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물했고,
나에겐... 참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줬다.


09. 07. 31일,

그는 뚜렷한 목적도 없이 그냥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여행기 제목처럼.

하지만 글을 잘 살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는 아무 이유없이 '그냥' 길을 나선 것이 아니다.
 

언젠가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다.
내 발로 우리나라를 한바퀴 걸어보고 싶다.
꼭 해보고 싶다.

               
그냥걷기 1 中
 
 
그렇다. 이 청년은 
정말 자기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일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이번 방학에도 현실과 타협하고? 자기합리화 하기에 바빴던  _계절학기, 알바, 공모전 등등등_
나에겐 이 청년의 행동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회를 거듭할수록 내 가슴을 뛰게하는 그의 이야기에 경외심을 느끼기도 했다. 
 
  
꽤 오랫동안 날 멍~하게 만들었던 문장/문단 맛보기
 
 
 

그냥걷기 12 中
 

 
 그냥 그대로 울진을 지나쳐 계속 걸어가기로 했다
 그러다가 울진 시내에서 할머니 한 분을 보게됐다
 비도 꽤 많이 오고 있었는데 우산도 없이 물건이 조금 실려있는 유모차를 끌고
 맞은 편 인도에서 혼자 천천히 걸어가고 계셨다
 나와는 반대 방향이었지만 어짜피 난 갈 길이 정해져있는 것도 아니었고
 걸어다니다가 중간에 내가 도움될만한 일이 생기면 해보자는 생각도 계획에 있었으므로 
 가서 우산을 씌워드리고 할머니를 집까지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
 할머니를 처음 봤을 때 할머니가 끄는 유모차가 내 눈에는 짐수레처럼 보였기 때문에
 할머니한테 짐이 되는 그 유모차를 내가 끌어주고 유모차 대신에 내 우산을 드릴 생각이었다
 난 어짜피 오래 걸어다녀서 이미 몸이 꽤 젖은 상태였고 가방은 커버를 덮어놨으니까 난 굳이
 우산을 안 써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할머니는 비 피하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걸어다니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그 유모차는 짐이 아니라 할머니의 지팡이 역할을 해주는 보조기구였으며
 아무것도 모르고 그걸 짐수레로 생각했다는 나의 무지함에 속으로 부끄러워했다
 할머니는 유모차로 몸을 지탱하며 걷고 계셨고
 그렇게 걷는 것조차 버거워 30m만 걸어도 숨이 차 헉헉 거리셨다
 정말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것만 같이..
 나는 어찌 해야할지 몰라 우산만 씌워드린채 어설픈 부축을 하며 할머니를
 집 근처까지 모셔다 드렸다 역시 내 무식한 표현력으로는 제대로 못 하겠다
 그냥 되는데까지 써보고 있는 것이다
 왠지 전달이 정확하게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답답하다
 
 
 다시 나는 내가 갈 길을 걸어갔다
 마음이 착잡했다
 할머니도 분명 한 때는 활발하게 뛰어다니는 어린아이였을텐데
 이제는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할머니가 되었다
 왜 사람은 늙게 되는 걸까
 사는 건 무엇일까
 늙기 위해?
 죽기 위해?
 산다
 자신의 죽음을 차마 스스로 택하지는 못하고
 어떻게 오게 된 지도 모르는 세상에 떨어져
 어떻게 갖게 된 지도 모르는 생명을 가지고 살아간다
 젊음 늙음 죽음 그 사이에서 이런 저런 많은 일을 겪는다
 결국엔 늙고 죽는다
 늙을대로 늙어서 죽음 앞에 서면 어떤 생각이 들까
 지금까지 살아온 내 모든 시간들이 오직 이 고통과 곧 다가올 죽음을 위해 존재한건가 하고
 회의를 느끼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음 gg
 
 
 
 할머니의 유모차에 실린 물건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긴 한데
 그건 정말 내 무식한 머리로는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래서 그건
그냥 덮어둬야겠다
 
 
 우리 엄마도 나중에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가 아니지..
 우리 엄마도 저렇게 될 것이다
 나 또한 언젠가는 늙고 병들 것이다
 음..
 정말 내 자신만을 생각하고 내가 바라는 삶이라면
 그냥 원룸같은 작은 방이나 하나 구해서
 혼자 방 안에서 컴퓨터나 하고 노래나 듣고 가끔 먹고싶을 때 통닭이나 한 마리씩 시켜
 먹을 수만 있을 정도이면 그게 내게 행복이고 더 이상의 큰 돈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굳이 내가 다른 물질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고 하여도
 최소한 나의 가족, 유일한 내 인간관계인 내 가족들이 언젠가는 늙고 병들 것이며
 그 때 돈이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고통스럽게 아파하는 가족을 그대로 죽게 만들 것이다
 그걸 위해서라도 돈을 많이 벌어둬야한다
 뭘 해도 죽음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돈이 있으면 죽음까지의 고통은 줄일 수 있잖아
  

 
  
그냥걷기 13 中  
 

 
 사진 찍는 행동 이것도 처음에 고민 많이 했다
 왠지 카메라가 있긴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사 가지고 나왔는데..
 뭘 찍어야하지?.. 난 사진 찍으러 나왔나?..
 눈으로 봐서 뭔가를 느껴야 정말 의미있는 게 아닐까?
 사진찍기 위해 눈으로 보는건가?
 그래도 나중에 남는 건 사진밖에 없잖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그러다보면 여기저기 되는대로 카메라 들이대가지고
내가 뭘 보고있는지도 모르면서 사진만 찰칵찰칵 찍어댈것같은데?
 눈과 머리는 딴 곳에 가 있고.. 몸은 카메라를 쥐고 셔터를 누르는..뭔가 따로 노는 상황
 나중에 지금 찍어놓은 사진을 봤을때 내가 무슨 생각과느낌을 가지고 사진찍은지 기억은 날까?

  
 사진은 뭐지? 표현이 뭐? 기록이란?
 나는 정말 지금 너무 짜증이 난다
 일기장에 무언가를 써 본다
 글자를 쓴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글자를 써 본다
 그린다고 하는 게 낫겠다
 의미없는 글자를 그린다
 ㅎ 그리고 ㅐ 그리고 ㅇ 그리고
 ㅂ 그리고 ㅗ 그리고 ㄱ 그리고
 ㅎ 그리고 ㅏ 그리고 ㄷ 그리고 ㅏ 그리고
 행복하다
 오늘의 날짜와 시간을 쓴다
 대부분의 감정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희미해진다
 이 때 내가 느꼈던 짜증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훗날 내가 이 일기장을 언젠가 들춰보는 날이 오면
 난 이 때를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할 것이다
 걍 이런 느낌..... 뭔가 따로 놀고 가짜같은거.. 
 확실하게는 나도 뭐라 못하겠음..
 이런 뻘소리 할 때마다 쪽팔림..
 아.....................
 난 정말 쓸데없는 거에 고민한다
 아무튼 처음엔 그렇게 고민해서
 사진 찍을까 말까하다가 안 찍기도 하고 찍기도 했다
 초창기에 찍은 사진들은 처음엔 조금씩 다 망설이다 찍은 사진이 많다
 아...어떡하지...
 아 몰라....일단 찍고 보자
 이런 식이었다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 다 찍자 이히~~~~~~~~~~~~~~
 

결국 내가 뭘 보고 있는지, 뭘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사진만 찍어대는 깡통이 됨.

  

그냥걷기 13 中   


 이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발목이 당기고.. 발바닥이 따갑고..
 발 뒷꿈치가 다 갈라졌다
 샌들... 샌들 때문인가..정말 샌들로는 안되나?... 샌들이 문제인가..
 아니지.. 내가 약해서 그런거지..
 샌들이 어때서...
 우리엄마는 평생을 시장에서 파는 만원짜리 운동화를 신고 우유배달하며 날 키웠다
 내 발, 고작 얼마 되지도 않는 거 걸어다녀보겠다고 나와서 갈라진 내 뒷꿈치
 우리엄마 발 뒷꿈치는 평생 아주 마를대로 마르고 지독한 가뭄이 들어 매말라버린 땅처럼
 굳은살로 쩍쩍 갈라져 있었고 나는 어렸을 때 그걸 보고는
 우리엄마가 고생해서 발이 이렇게 갈라졌구나....라는 생각은 전혀, 전혀 하지 않았으며
 때문에 엄마에게 미안해하거나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거나 그런 감정은 조금도 갖지 않았다
 다만 엄마의 발이 갈라진 굳은살 투성이다라는 사실만이 내 눈을 통해 머리 속에 들어왔고
 우와 엄마 발 왜 카는데
 이렇게 만졌는데도 안 아프나
 우와.....신기하다...........
 갈라진 굳은 살을 내가 만지고 심지어 때내기까지 해도 아무 느낌이 안 난다는 엄마발을
 마냥 신기해하기만 했었다
 그게 이제 생각나네 내가 왜 그랬지
 난 정말 그 발이 아플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었다
 어떻게하면 발이 그렇게 갈라진 굳은살 투성이가 되는지 의문도 가지지 않았었다
 왜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한걸까
 
 
 나는 지금 엄마의 그 발와 비슷한 발을 가지고 있다
 갈라진 뒷꿈치가 걸을때마다 더 벌어져서 피도 나고 따끔따끔거린다
 나야 잠깐 이렇게 걸어다닌답시고 나와서 걷고 있지만
 엄마는 평생을 이 발로 걸어다녔다
 엄마의 신발은 만원짜리 운동화였고
 지금 내 신발은 8만원짜리 샌들이다
 나는 우리엄마의 아들이다
 그런 내가 엄마가 신었던 운동화보다도 훨씬 비싼 샌들을 신고서
 이 잠깐 걸어다는 게 힘들어서 쩔쩔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왜 엄살을 부리고 있나
 시8
 밟아라 밟아라 꾹꾹 더 세게 땅을 밟아라
 조금 아프고 따끔따끔 거린다고 내가 발을 제대로 안 디디니까
 자꾸 아프기만 하고 적응이 안되는거잖아
 발걸음만 제대로 걸어주면 되는데 조금 아프다고 그걸 못하나
 약해빠진 새GGI!!
 울컥하고 벅차오르는 알수없는 감정에 한동안 난 정말 가볍고 빠른 걸음으로 걸을 수 있었다 
 



 그냥걷기 15 中 

 
 
별 걸 가지고 걱정을 다 함

  그게 녹을 리가 있나_ 일기장, 더더 4집 cd _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난 얼마나 고민했었나 _재주소년 귤 가사_

  

 
그냥걷기 20-2 中 

 
 참..... 멋진 분이군요..
 혹시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 보셨는지..      
 음....제 생각에는...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을 하든..      
 일단은.. 처음 마음먹었던 것.. 하고자했던 것.. 그러니까 지금 그 분에게는 걷는 것이죠
 두 다리를 움직여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
 지금은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 심장을 다리에 맡기고.. 오직 앞만 보고 꿋꿋히 걷는 것만을..
 일단은 처음 목표로 했던 것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것? 그런 건 나중에 가도 되는 겁니다...
 
 젊을 때 무언가 하고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걸 실천하는 것.. 그런 사람 많지 않습니다..
 참... 보기 좋습니다..

  

  
 그냥걷기 20-2 中 
  

   
 사람들이 흔히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초심!'
  초심이라는 말을 꽤 많이 들어본 것 같다
  그런데
  어떤.. 그러니까 그 초심.. 그 예전의 어떤 다짐이..마음이..생각이..
  시간이 지나고, 주어진 상황이 변하고, 환경이 변해서
  다짐 마음 생각 따위가 이 전과 달라져서
  '아 초심을 잃어버린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야지'  라고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과연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초심이라는 것이
  정말 되돌아 갈 수 있는 것인지
  
  정말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가지고 있기나 한 건지
  정말 초심이라는 게 완벽히 기억이 나서 그 때의 기분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사람 마음이
  이미 변한 사람의 어떤 마음이
  그렇게 쉽게 초심 초심 말하듯 쉽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마음이 변하는 순간
  다신 완전하게는 돌아갈 수 없도록
  머리에서 잊혀지는 것 같다
  말처럼 초심으로 정말 돌아간다해도
  그건 정말 예전 마음 먹었던 초심이 아니라
  초심 비슷한 초심

  
 
혹시 지금,
청춘권태기 빠져 허우덕 대는 친구가 있다면...
그런 친구들에게 추천한다.
그냥걷기
 

그냥걷기 (1~20완) ▶▶▶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9405